[캠퍼스 풍경 스케치] "우리 과 마스코트를 소개합니다."… ④대경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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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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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대 동물사육복지과 학회장을 담당하고 있는 ‘마린’과 ‘만세’
'만세'는 9·11 테러 현장 영웅 구조견인 '트래커'의 복제견
전공자 면접에 참여해 지원자의 자세와 심성까지 판단한다고
대경대 동물사육복지과의 마스코트, '마린'(사진 왼쪽)과 '만세'의 모습. 대경대 제공


대경대 동물사육복지과에는 특별한 반려견 두 마리가 있다. '만세'(저먼세퍼트·6세·수컷)와 '마린'(골든리트리버·3세·수컷)이다.

우선 만세는 출생이 남다르다. 2001년 미국 9.11 테러 현장의 영웅 구조견인 '트래커(Trakr)'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복제견이다. IQ도 높다고 한다. 한 번 익힌 동작들을 잊지 않는다. 대경대 동물사육관(동물테마파크)의 반려견 훈련에서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마린은 이런 만세와 함께 동물사육복지과의 학회장 역할을 맡고 있다. 2년제 학과다 보니 만세는 1학년 담당, 마린은 2학년 담당이다. 반려견이 학회장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전공하는 학생들처럼 수업도 듣고, 실기고사에도 참여하니 수긍치 못할 도리가 없다. 학과 교수가 이름을 부르면 대답도 한다니 말 다했다.

만세를 담당하고 있는 백선광 학생은 "수업이 따분하면 학생들처럼 하품도 하고, 간단한 학과 용품을 수업시간에 가져다 줄 정도로 수업 참여율이 높다. 학과 동기처럼 사람 같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반려견 학회장으로 인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린은 한 수 더 뜬다. '비주얼 담당'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린을 가운데 두고 사진을 찍으면 함께 찍은 학생들이 돋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사육복지과뿐 아니라 대경대 학생들에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비주얼로 진작에 유명스타였던 것이다.

놀라운 일은 또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은 게 특히 만세는 직접 학과 지원자 면접에 참여한다. 지원자의 태도와 말투를 듣고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판단한다고 한다. 전공자로 적합한지 여부를 담당교수가 "만세, 어때?"라고 직접 물을 때 만세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합격일 때는 지원자 곁으로 달려가고, 불합격일 때는 시큰둥하다고 한다. 반려견을 담당하고 있는 손영호 교수는 "만세는 지원자 말투와 동작들을 보고 전공 적합자인지 판단하는데 사람보다 직관이 더 뛰어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린과 만세는 점심시간에 캠퍼스로 나와 대경대 학생들과 자연스러운 포토타임도 갖는다.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사진촬영을 하는 줄 기가 막히게 알고는 앉기, 눕기, 일어서기 등 다양한 동작을 취한다.

김송병 교수는 "동물원실습관에 있는 다양한 동물들의 활동과 성장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학과 유튜브로 소개하고 있는데 조회수를 보면 반려동물에 관심이 뜨겁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개교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우리 학과와 대경대의 마스코트인 만세와 마린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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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인지 된장인지 꼭 먹어보려 드는 애들이 하나씩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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