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찾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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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7-11-05 14:53 조회1,8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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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대형 테마파크 등에 밀려 지역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동물원이 어떤 마술을 부렸기에 연간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전국적인 명소로 탈바꿈했을까.
일본 아시히야마 동물원의 코스게 마사오 원장은 2일 중구 조선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KMA)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그 비결을 밝혔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일본 홋카이도에 자리 잡은, 연간 관람객수가 40만명 정도를 유지하는 조그만 동물원이었다.
대형 테마파크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낀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놀이시설을 동물원 곳곳에 세웠지만 그 해에만 잠깐 관람객이 늘어났을 뿐 이듬해에는 다시 줄어들 뿐이었다.
코스게 마사오 원장은 "당시 수요의 변화를 잘 판단해 대응했다고 생각했으나 관람객 수는 다시 하강추세로 돌아섰다"며 "그래도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는 생각에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방문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관람객들이 하나같이 재미없다고 답했기 때문.
그는 "일반 시민이 아니라 일부러 동물원을 찾아온 사람들이 동물원이 재미 없다고 말해 충격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사람들이 동물원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은 동물들이 움직이질 않고 관람객은 보기만 할 뿐이며, 동물원의 볼거리는 사시사철 변함이 없기 때문.
이에 따라 동물원 관계자들은 현 시점에서 동물원의 역할은 무엇이고 이상적인 동물원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큰 돈 들이지 않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코스게 원장은 "우리가 왜 동물을 사육하는가 고민해봤다"며 "소, 돼지와 같은 산업동물은 생산을 목적으로,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은 판매를 목적으로 사육하지만 동물원의 동물은 보여주기 위해서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생 동물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사람들을 야생동물의 팬으로 만드는 게 바로 프로사육사의 목적이고 동물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야생동물을 지키고, 지구를 구한다'라는 어찌 보면 너무 거대한 목표를 전 직원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나갔다.
교과서적 내용이 아닌 동물원 동물들의 최근 이야기를 담은 간판을 만들고 동물에 대한 퀴즈대회를 열어 관람객들이 동물을 적극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유도하고 부모와 함께하는 동물교실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무엇보다도 신경을 쓴 것은 어떻게 하면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고 그래서 그들이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잘 볼 수 있을까였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그 해법을 '행동전시', '능력전시'에서 찾았다.
코스게 원장은 "동물들은 종마다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생존에 유리한 형태와 능력을 획득했다"며 "이러한 종 특유의 형태와 능력은 그들의 특징적인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꼬리가 긴 거미 원숭이를 단순히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 긴 꼬리를 이용해 나무 사이를 이동하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여줘 관람객들로 하여금 '아 저 원숭이는 꼬리가 길고 그 이유가 저렇게 먹이를 먹기 위해서구나' 알게 한다는 것.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유명세를 타게 만든 펭귄관도 이런 발상으로부터 비롯됐다.
펭귄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크게 수족관을 만든 뒤 그 가운데에 원형 통로를 만들어 펭귄이 관람객 머리 위로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마치 펭귄이 날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창조적 발상으로 변신을 거듭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인기를 얻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방문자수가 304만명에 이르게 됐다.
코스게 원장은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면 다양한 행동양태를 보이며 관람객들도 그 변화무쌍한 동물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다시 동물원을 찾게 된다"며 "아무도 할 수 없는 자기만의 전시, 감동을 주는 전시, 마음이 보이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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